1. 답답할 때 찾는 온릉
사릉과 동구릉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조선왕릉 탐방기이다. 릉을 포스팅을 위해 일부러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닌데 매월 하나씩 릉 포스팅이 나오는 것을 보면 나도 참 왕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온릉은 보통 내가 마음이 답답하거나 조용히 혼자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찾는 곳인데 적당한 드라이브 거리와 주말에도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고요함에 반해서 꽤나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와이프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아들과 함께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데려가 보기로 결정을 하고 아들과 함께 다녀와봤다. 물론 아들은 재미없어했다.....
2. 온릉 위치 및 관람 정보
주소 :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 255-41
<관람 시간>
2~5월, 9~10월 : 9~18시(입장 마감 17시)
6~8월 : 9~18시 30분(입장 마감 17시 30분)
11~1월 : 9~17시 30분(입장 마감 16시 30분)
<관람 요금>
안 그래도 조선 왕릉들은 가격이 저렴한데
온릉은 시범 개방 중으로 무료!!
<주차 정보>
물론 입구 바로 앞에 무료 주차 가능
(일반 14대, 장애인 2대)
공간이 아주 넓진 않으나,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항상 내가 주차할 자리는 있음
3. 온릉으로 향하는 길
온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첫 번째 왕비 단경왕후 신 씨의 능으로 단릉의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기존에 포스팅했던 동구릉에 비하면 정말 작고 아담한 크기의 릉이라고 할 수 있다.
<만보 걷기가 가능한 동구릉 포스팅>
https://taminsa.tistory.com/80
역시 내가 온릉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시켜주듯 토요일 늦은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에 차들은 3대만 주차가 된 상태였고, 아마 그마저도 이곳에 근무하시는 직원분들의 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온릉 내부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혹시 사람들이 너무 없어서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말씀을 드리자면 모든 왕릉들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가 되고 있으므로 크기와 분위기만 약간씩 다를 뿐 매우 깔끔하고 안전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다.
온릉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재실(능이나 종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지은 집)이 있는데 매우 깔끔하고 정갈하게 관리가 되고 있다.
온릉의 모든 코스들을 좋아하지만 이번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이 낙엽길이었다. 처음에는 낙엽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길이 없어진 줄 알았을 정도였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요 며칠 사이에 낙엽이 워낙 많이 떨어져서 산책로를 아예 가리고 있는 것이었다.
초반에 잠깐 재밌어하다가 시큰둥해진 아들도 이곳에서는 낙엽 밟는 것이 재밌었는지 한참을 낙엽 위를 뛰고, 구르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 역시 가을 단풍은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가 가장 이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낙엽이 보여주는 가을 이불의 모습은 나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는 장관이었다.
비록 단풍이 가장 이쁜 시기의 화려함은 느낄 수 없지만 땅에 수북이 내려앉은 형형색색의 낙엽들을 감상하며, 그 위를 오로지 내 발걸음에 부서지는 낙엽소리만을 들으며 걷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 시기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4. 온릉의 숲 속 산책로
온릉의 여러 면을 좋아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이 조용한 산책코스 때문이다. 릉의 크기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코스 자체가 길지는 않으나, 마치 숲 속에 푹 파묻힌듯한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책로로 사계절마다 주는 느낌이 모두 새롭다.
언덕이 다소 경사가 있어서 아들이 오르는 걸 조금 버거워하기는 했지만 자기 발로 만들어내는 낙엽 소리가 재밌었는지 걸어 다니는 내내 낙엽들을 밟고, 밀고, 만지고 하며 나름의 체험을 하는 것 같아 나 역시 재촉하지 않고 옆에 앉아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산책로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그 위에는 작은 운동장 같은 쉼터가 나오고, 한쪽에는 앉아서 잠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특히 저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그야말로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와 새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만을 들으며 힐링을 할 수가 있는데 오늘은 아들과 함께 온 덕분에 그 시간은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내 아들과 함께 와서 혼자 나름의 시간을 지내고 있는 아들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힐링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쉼터에서 다시 다른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며, 다른 산책로 또는 온릉과 연결이 돼있어서 원하는 만큼 걷고, 원하는 만큼 쉴 수 있는 곳이다.
올 가을 설악산부터 해서 워커힐까지 유독 다양한 단풍 명소들을 많이 들려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명소의 화려한 단풍도 좋지만 온릉처럼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된다.
코로나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그로 인한 경제적 충격까지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한 해로 모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는 이 시기에 이곳 온릉에서 조금이라도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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