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 시대의 박물관들
내가 송파에 살았을 때 정말 가보고 싶었던 박물관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송파 책박물관이었다. 하지만 그 근처에 살고 있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문을 열지 않아서 도통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현재는 4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제한적으로나마 열고 있어서 다행히 이번 기회에 다녀올 수 있었다.
보통 박물관들이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생겨나듯이 생겨나지가 않기에 우리가 최신식(?) 박물관을 가보는 경험이 그리 쉽지 않은데 이 송파 책박물관은 2019년도에 개관을 했으며, 그 와중에 코로나 때문에 1년 넘게 제대로 문을 열지를 못했었기에 시설이 아주 깨끗한 상태이다. 따라서 주말에 아이와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어디를 놀러 가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은 볼거리도 많고, 깔끔하기도 한 이 도서관을 한 번 추천드려보고자 한다.
2. 송파 책박물관 위치 및 주차
주소 :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 37길 77
<관람 시간>
매일 10시~18시 (입장 마감 : 폐관 30분 전)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휴관
<주차 정보>
전에 "야경명소"를 소개할 때 주차장 소개를
했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최초 30분 무료 / 5분 초과 150원
(오늘 2시간 6분에 3,000원 나옴)
https://taminsa.tistory.com/44
3. 송파 책박물관 1층 - 책을 통한 소통
송파 책박물관의 1층은 키즈 스튜디오, 카페, 어울림홀, 북키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북키움은 어린이가 다양한 책문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체험 전시 공간이라고 하는데 하루에 3번 1시간 20분씩만 운영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맞지 않아 이번엔 방문하지 못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어울림홀"이었는데 박물관 중앙부에 계단식으로 구성된 독서 공간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놨다.
마치 tv프로인 구해줘! 홈즈 같은 곳에서나 볼법한 따뜻하고 포근한 인테리어로 만들어놔서 만약 아이와 함께 오지 않고 혼자 또는 연인과 함께 왔다면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다. 특히 계단의 층마다 쿠션으로 만들어진 네모난 공간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누워서 책을 읽으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나중에 우리 아들이 조금 더 자라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면 꼭 다시 한 번 와서 누려보고 싶은 자리였다.
4. 송파 책박물관 상설 전시 - 책속에 들어가 바라보다
2층으로 올라가면 미디어 라이브러리,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을 구경할 수 있는데 2층의 테마는 "책속에 들어가 바라보다"라고 한다. 상설 전시실은 책과 독서를 소재로 하여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책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시대별로 전시 내용과 공간 구성 모든 것들이 만족스러웠던 전시였다.
1) 향유 - 선현들이 전하는 책 읽는 즐거움
양반 사대부를 중심을 발전하였고, 한자로 기록되었기에 지식인층만이 향유할 수 있었고 그 지식 자체가 권력이었던 조선의 독서 문화에 대해 다양한 주제와 그에 맞는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 소통 - 세대가 함께 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
조선의 독서 문화에 대한 전시를 지나면 1910년을 기준으로 한 세대별 독서 문화와 각 세대별 베스트 셀러들을 볼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나는 이 전시가 가장 재밌었다. 1983년생인 나에게 특히 1세대와 2세대의 독서 문화는 접해본적이 없기에 더 새롭게 다가왔으며, 이제는 어느덧 전자책을 읽는 시대가 된 것을 보면 세상의 변화는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각 세대별 독서 문화에 대한 설명과 베스트 셀러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평범한 누군가들의 방을 그대로 재현해놓음으로써 그 시절을 살지 않았던 사람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절 내 방"을 체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매우 좋았다. 특히 3세대 김유진의 방 책상과 책장에 놓여있던 '먼 나라 이웃 나라', '수학의 정석' 등의 책을 보면서 디테일도 잘 챙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창조 - 또 하나의 세상, 책을 만드는 즐거움
조선 시대와 세대별 독서 문화를 지나면 '책을 만드는 즐거움'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이 등장하며, 책 한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는 공간으로서 책을 집필하는 작가의 방,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출판 기획자의 방, 출판 편집자의 방, 책을 디자인하는 북 디자이너의 방까지 책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전혀 모를 수밖에 없는 공간에 대해 잘 전시해놨다.
5. 송파 책박물관 기획 전시 - 교과서, 우리들의 이야기
사실 1층 구경과 상설 전시만으로도 이미 박물관으로서의 만족도는 거의 80% 이상 차오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획 전시실이 또 있어서 즐거운 마음과 동시에 박물관의 크기에 놀랐다. 기획 전시의 내용은 우리들이 일평생 보고 자라온 교과서에 대한 전시로 교과서를 통해 한국 교육 130년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 자료는 교과서, 성적표, 중학교, 무시험 추첨기 등 15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과서를 주제로 이정도로 볼 게 많나 싶을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하니 꼭 들려보시길 권한다.
이제 어느덧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교과서라는 단어는 내 삶과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단어였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교과서에 담긴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어렸을 때 새 학기에 교과서를 받을 때의 설렘과 책을 받기 위해 전날 큰 책가방을 준비하고 받아온 책들을 정성스레 포장하던 나의 어릴적 시절이 떠오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늘 내가 송파 책박물관에서 느꼈던 놀라움과 즐거움 정겨움을 여러분들도 꼭 경험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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