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대표 박물관 - 국립중앙박물관
기본적으로 나는 여행을 가게 되면 그곳의 박물관들을 꼭 찾아가 볼 만큼 박물관 마니아이다. 박물관만이 주는 그 깔끔하고 조용하고 정보로 가득한 그 느낌이 좋아서 항상 찾게 되는데 수많은 박물관을 다녀봤음에도 단연 최고는 여전히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이다. 특히 바로 옆에는 "용산가족공원"이 함께 있어 온 가족들이 함께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매우 좋은 장소이므로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이 가기 전에 한 번쯤 놀러 가 봐도 좋을 곳이다.
2. 국립중앙박물관 위치 및 주차 정보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구 서빙고로 137에 위치한 한국의 대표 박물관으로 한국의 고미술, 유물을 중심으로 소장하고 있으며, 소장 유물 약 40만 7천여 점으로 한국 최대의 박물관이면서도 이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규모이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 10시 ~ 18시
수, 토요일 : 10시 ~ 21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료>
무료!!!
<국립중앙박물관 주차 정보>
승용차(15인 이하) : 기본 2시간 2,000원
(2시간 초과 시 매 30분당 500원)
박물관이 큰 만큼 주차장도 매우 넓으므로
최대한 안쪽으로 들어와서 입구 근처에
주차를 하는 것이 좋다. (나는 C 60에 주차)
하지만 나는 위드 코로나 이전인 지난 10월에
예약제로 운영 중일 때 다녀와서 주차 자리가
꽤나 널널했지만, 위드 코로나 1단계인 지금은
보나 마나 사람이 넘쳐날 것이므로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것을 권한다.
3. 국립중앙박물관 실외 전경
국립중앙박물관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단순히 박물관이 흥미로워서만이 아니라 거울못, 용산가족공원 등 실외에도 볼거리와 놀거리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차를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상으로 올라오면 위 사진과 같이 탁 트인 시원시원한 하늘이 우릴 맞이한다. 아마 처음 오시는 분들이라면 저 계단 너머에 대체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올라가 보실 수밖에 없을 텐데, 일단 지금은 글로 보고 계실 분들을 위해 내가 대신 올라가 계단 너머의 경치를 찍어봤다.
계단 위로 올라가보면 의외의 경치가 펼쳐지는데 이는 기존에 있던 용산지기 골프장을 돌려받아 조성된 부지에 지은 덕분에 서울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하게 탁 트인 경치를 자랑한다. 신축 비용은 그 당시 돈으로 4,100억 원이며 시공/토목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동부건설, SK건설, GS건설 5개 회사가 맡았다고 하니 그야말로 대공사임은 틀림없었던 것 같다.
건물의 모티브는 한국인들이 가장 흔하게 볼 수도 있고 권위적이거나 사치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성벽"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중앙박물관이라는 역사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3년 국내 건축가들 설문 조사 결과 한국 최악의 현대건축 17위에 랭크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있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길 또한 상당히 예쁘게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박물관을 구경 온 김에 용산가족공원을 산책하거나 피크닉을 즐겨도 되고 용산가족공원을 놀러온 김에 시간이 나면 박물관을 둘러봐도 되는 일석이조의 장소이다.
4. 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 안내
상설전시는 총 6개의 관과 50개의 실로 구성되어 12,044점의 유물을 전시하여 제공하고 있는데 실로 압도적인 규모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날 3시간가량을 둘러보았는데도 다 보지 못한 관이 있을 정도였으니, 가실 분들은 미리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만들어놓고 가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1) 1층 : 선사/고대관
인류가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우리가 동네 박물관들에서 흔히 봐왔던 주제이지만 그 퀄리티가 남다르다.
특히 보통의 박물관들이 다소 협소한 공간에 여러 유물들을 전시하기 위해 빼곡하게 전시하는 것에 비해 이곳 국립중앙박물관은 엄청난 규모를 마치 자랑이나 하듯 사신도 전시를 위해 방 하나를 통째로 쓰는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2) 1층 : 중/근세관
고려, 조선, 대한제국실로 꾸며진 전시 공간으로 당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측우기, 수표, 근정전 어좌, 마패 등을 실제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재현해두어 어린이 관람객들까지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도록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그림과 글로만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유물을 복원해두고 그 주변에 쉬운 설명을 달아두어 아이들이 현실감 넘치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수표는 처음 들어보는 물건이었는데 하천의 물 높이를 측정하여 가뭄과 홍수를 예측하기 위해 세종이 만든 관측기구라고 한다. (세종대왕님 만세!!!)
박물관이 규모가 너무 크기에 사실 1층만 제대로 둘러봐도 구석기부터 시작하여 고려 정도쯤 오면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쉬어가는 코너인 디지털 영상관도 있으며, 이곳에서는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실감 콘텐츠를 상영하고 있으니 잠시 쉬면서 멋진 영상들을 감상하면 된다.
암행어사 보다 암행 순찰차가 더 익숙한 요즘의 나에게 박물관에서 실물로 본 암행어사 마패는 매우 신기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유독 이 암행어사 마패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마패는 출장 가는 암행어사가 역참에서 말을 갈아탈 때 제시하는 표식이라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나무 호패였으나 파손이 심해 세종 때부터 금속으로 만들기 시작했으며(역시 세종...), 앞면에는 자호와 제작연월, 상서 원인을 새겼고 뒷면에는 관원의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말의 수를 그림으로 표시했다고 한다.
3) 2층 : 서화관 & 기증관
서화관은 필획과 색채로 발휘된 한국 전통 서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며, 기증관은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공유하고자 평생에 걸쳐 수집한 문화재를 기증해 주신 분들의 뜻이 담겨있는 공간으로 한국의 다양한 고미술품과 세계 각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서화는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선조들의 생각과 마음을 획과 면/색채/문자 등으로 표현한 고도의 예술이며, 옛사람들은 글씨와 그림을 '같은 뿌리에서 자란 것'으로 보아 함께 쓰고 그리며 감상했다고 한다.
단순하게 서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초상화 제작과정 및 그때 당시 서화가의 방을 재현해놓은 전시 등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만한 다채로운 전시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물론 서화에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서화와 함께 상세한 설명 자료들이 옆에 함께 있어서 서화를 이해하고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4) 3층 : 조각/공예관 & 세계 문화관
조각/공예관은 한국 불교조각과 공예문화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세계 최고 걸작의 하나인 국보 78호/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한 뛰어난 불상과 한국 도자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며, 특히 분청사기/백자실은 조선 도자기 500여 년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줌과 동시에 분청사기와 백자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전시 기법으로 연출해,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영감까지 불러일으키게 하는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전시관인 세계 문화관은 이집트, 중앙아시아,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문화의 오랜 전통과 다채로운 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인데, 나는 시간 배분을 잘못하여 가장 흥미로웠던 이쪽 전시는 거의 달리듯이 관람을 했다. 혹시 이 포스팅을 보시고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하실 분들은 꼭 층별 시간 안배를 잘하시기 바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이집트 문화에 흥미를 많이 느끼는 것 같은데, 역시나 세계 문화관에서도 이집트 관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박물관에 사람이 별로 없다고 느꼈었는데 '아 사람들이 여기에 다 모여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람객들이 많았다.
아마 미라와 사자의 서, 부적, 그리고 피라미드 등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에 도달하고자 했던 이집트인들의 문화가 유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중국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이 '반송재'라는 전시실인데, 국립중앙박물관 제9대 관장이었던 김홍남 박사가 중국 청말(18~19세기) 학자의 집을 서재와 내실을 중심으로 재현하고 그의 중국 수집품을 배치하여 일상의 미학적 품격과 상고취향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전시실이다.
우리가 영원히 미워하면서도 또한 관심을 많이 가지기도 하는 희한한 나라인 일본관도 역시 관람객들이 꽤나 있었으며, 일본 특유의 무사와 다도 문화에 대한 전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몸을 보호하는 투구와 갑옷, 그리고 적을 베는 칼은 무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이었으나, 평화로운 애도 시대(1603~1868년)가 되자 무사는 칼과 갑주를 무사 권위의 상징으로 여기고 실제로 쓰지는 않다고 한다.
스크린으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다리도 쉴겸 꽤 오래 앉아 있었던 덴류지의 정원 전시이다. 덴류지는 1336년 무로마치 막부를 세운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건립한 사찰이며, 덴류지의 정원은 초대 주지였던 무소 소세키가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덴류지 정원을 통해 나타낸 한적하고 소박한 정취의 미의식은 부족함 가운데서도 마음이 충족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하필이면 다음 일정이 있어서 다소 급한 마음으로 관람을 하기는 했지만, 그 시간 동안 그 시대의 역사 속으로 완전히 녹아드는 신비한 경험을 시간이었다. 박물관을 다소 딱딱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곳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름다운 정원을 산책하며 여유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바로 박물관이기도 하다."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슬슬 날이 추워지면서 밖으로 나가기 힘들어질텐데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지적/문화적 유희를 즐겨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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