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선한 드라이브 코스 철원
어떤 분들에겐 전혀 신선한 코스가 아닐 수도
있겠으나 강원도 철원은 경기 북부 쪽에 살아서
상대적으로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나에게도
드라이브 코스로는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나에게 "철원"이라 함은 가장 먼저 "최전방"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곳이었기에 왠지 모르게
"여행", "드라이브"라는 단어와는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실외 드라이브 코스를 열심히 찾아보니
결국 철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경치도 볼거리도 서울/경기 근교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 많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2. 강원도 철원 드라이브 코스
평소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로는 편도 40분 이상
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가끔 디젤인 내 차량 관리도 할 겸 중장거리를
달릴 때도 있는데 이번 철원 드라이브가 그런 날이었다.
전체 경로를 지도로 가져와보니 확실히 평소
자주 다니는 포천, 연천 이런 곳들에 비해서
멀기는 멀다....
지도상 왕복거리는 3시간 10분 정도이며
남양주에서 출발해서 고석정까지 가는 데까지는
약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됐던 것 같다.
사실 이 여행은 고석정의 경치가 너무 이뻐서
고석정만 보는 목적으로 떠났다가 멀리 간 김에
여기저기 들려본 거라서 동선 자체는 지도처럼
다소 비효율적이었으니 가실 분들은 최초 출발지를
고려하여 동선을 잘 짜시길 바란다.
<철원 드라이브 코스>
① 고석정
② 노동당사
③ 삼부연폭포
1. 고석정(철원관광정보센터)
주소 : 강원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주차 : 매우 넓은 유료 주차장 있음
* 시간 상관없이 2,000원 / 입장료 무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여러 안내 표시를 따라
자연스레 고석정 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가는 길목에 철의삼각전적관이란 건물이 보여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 봤다.
이름만 봐서는 정확히 어떤 곳인지 알 수가 없어
들어가 봤더니 갑자기 트릭아트가 등장한다....
사람도 없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일단
아슬아슬하게 한 컷 찍어본 후 둘러보니 기존의
철의삼각전적관 내부를 리모델링해 현재는
"철원관광정보센터"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1층은 철원 9경, 철원의 관광휴양, DMZ관광,
철원의 문화 유적 등을 소개하는 관광 테마이며
2층은 철원의 봄/여름/가을/겨울, 철원의 전통시장 등
철원의 실생활과 관련된 테마가 주를 이룬다.
철원이 지닌 매력적인 관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므로 한 번 들려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예상치 못한 즐거운 전시를 본 후 본격적으로
고석정으로 이동을 해본다.
내려가는 길목에 고석정이라고 검색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고석암"이라는 바위가 보인다.
신라 진평왕이 이곳에 고석정이라는 정자를
세운 이후로 주변 지역까지 통틀어서
고석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예전이나 지금이나 좋은 경치를 보는
사람들의 눈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계속 내려가니
멀리서는 고석암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신기한 형태의 모래사장이 보인다.
저 섬 같은 특이한 장소를 봤는데 직접 가보지
않을 수 없어 돌계단을 지나 내려가 봤다.
맨 아래까지 내려와서 주변 경치를 돌아보니
위에서 볼 때의 아담하고 이쁘다는 느낌이 아닌
거대한 산과 바위들에게 오히려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고석정을 놀러 오시는 분들은 다시 올라가는 길이
매우 고되기는 하지만....
꼭 여기까지 내려와 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2. 노동당사
주소 : 강원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3-5
주차 : 노동당사 옆에 무료 주차장 있음
사실 거리도 멀고 해서 고석정만 다녀올 생각으로
와서 다음 코스에 대한 계획이 없었으나
그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쉬워 주변을 검색해보니
철원이 이것저것 볼거리들이 꽤나 있었는데
그중 나의 관심을 확 끈 곳이 바로 노동당사였다.
15분가량을 달려 도착하여 처음 맞이한
노동당사의 모습은 정말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문화재라고 하여서 어느 정도 복원된 흔히
우리가 봐오던 느낌의 문화재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때 당시의 흔적이 너무나 생생하게
남겨져 있는 모습이라 가볍게 왔던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이 노동당사는 1946년 초 북한 땅이었을 때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시공하여 만든 러시아식
건물이라고 하며, 1층은 각방 구조가 남아 있으나
2, 3층은 내려앉아 골조만 남아 있다.
특히 6.25 전쟁으로 검게 그을린 모습과
건물 사방을 둘러싼 포탄과 총탄의 선명한 자국은
호기심과 두려움 그 어딘가의 감정을 느끼게 했다.
이 사진 속 길을 통해 반대편으로 나가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바로 돌아갈 것만 같다.
비록 뼈대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그때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
하였을 계단의 일부도 남아 있다.
8.15 광복 후부터 6.25 전쟁이 일어나기까지
공산치하에서 반공 활동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고문과 무자비한 학살을 당했다고 하는데
건물이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그런지
그때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 노동당사는 인문학적인 가치도 매우 높은
장소이므로 초등학생/중학생 정도의
자제분들과 함께 안보 교육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삼부연폭포
주소 : 강원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산 23-4
주차 : 도로변 또는 약간 위쪽에 주차장 있음
(주차 후 동굴을 통해 도보 이동 가능)
그저 더운데 이쁜 경치나 보자고 왔던 드라이브인데
노동당사를 보고 나서 뭔가 마음이 좀 무거워져서
도저히 그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 혹시 갈 곳이 없을까
하며 검색하던 차에 찾은 곳이 바로 삼부연폭포!
노동당사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으나
어차피 집으로 가는 길에 들리는 것이었기도 했고
가서 본 삼부연폭포의 모습은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한 비경이었다.
<삼부연폭포 주차 팁>
삼부연폭포의 경우 약간 위쪽에 주차장이 있으며
폭포 바로 앞 도로변에도 주차를 할 수가 있다.
다만, 당연히 폭포 바로 앞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고
도로를 건너는 것도 위험하므로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 내려오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조금 걸어야 하지만
이 터널 자체도 꽤나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삼부연 폭포의 모습은
그냥 사진으로 감상하도록 하자
삼부연은 시냇물이 뒤섞여 갈수록 깊고
넓어지다가 절벽에 거꾸로 걸리면서 3층의
물구덩이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세 개의
가마솥 모양과 같다고 해서 삼부연이라 불린다고 한다.
무엇보다 삼부연폭포를 보고 놀란 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 폭포들처럼 산의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 녹아있는 것이 아닌 그저 차 타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불현듯 등장하여 어마 무시한
장관을 드러낸다는 것이었다.
이런 절경을 너무 쉽게 길거리(?)에서 보는듯한
생경한 느낌도 잠시
어느새 끝없이 흐르는 삼부연폭포를 멍하니
바라보며 폭멍을 하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되었다.
3. 철원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며...
포스팅 초기에도 언급을 했듯이 그동안
철원은 나에겐 그냥 군대와 동일한 단어였다.
하지만 이번에 당일치기 드라이브를 다녀오며
여전히 "군대"라는 단어와 궤를 같이 하고 있지만
단순히 분단의 아픔만 가지고 있는 곳이 아니라
역사학적 가치와 상징성 그리고 생태학적 가치
또한 아주 높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보이는 즐거움에만 지친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안보 교육 코스를 삼아 다녀오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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