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를 워낙 좋아하는 나에게 지금까지의 서해 바다는 다소 칙칙하고 시원하지 않은 느낌의 바다였다. 하지만 며칠 전 동해까지 다녀올 상황이 되지 않아 간단한 검색 후 다녀온 매향리 드라이브 코스가 꽤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 바다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볼까 한다.
사실 코스는 별 복잡할 것도 없이 아래 지도상의
서해바다를 가로지르는 9km 남짓의 코스인데
시작점에 있는 매향리 평화역사관부터 중간에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매향 2리 어촌계 포구까지 볼거리들도 가득하여
한가롭게 즐기기 딱 좋은 코스이다.
1. 매향리 평화역사관
위치 : 경기 화성시 우정읍 기아자동차로 199
주차 : 바로 옆 공간 무료 주차 가능
현재 역사관 내부는 볼 수 없음
사실 매향리 평화 역사관은 들려볼 생각이
없었던 곳인데 위 사진의 전시작품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주차장으로 바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으며 이 다소 으스스한 전시에는 가슴 아픈
매향리 주민들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매향리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나는 이 전시가
그저 '전쟁의 아픔' 정도를 회상하는 의미겠거니
생각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매화 향기 가득한 갯벌이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었던 매향리에 1951년에 들어선
주한 미군의 공군 폭격 훈련장은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하루 400회 이상의
폭격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하며
이로 인해 수많은 주택이 파괴되고 소음에 의한
난청, 포탄 연기로 많은 지역주민과 가축,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주민들과 뜻있는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2005년 사격장은 폐쇄되었으며
매향리는 사격장이 폐쇄된 후 총알 흔적이
남겨진 컨테이너들과 불발탄들을 모아 전시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와 조각품을 통해 변모한
매향리 마을의 평화를 알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무슨 이유에서인지 역사관이 문을 닫아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지만 외부에 있는
전시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곳이므로 여기까지 오신 김에
한 번 들려보실 것을 추천드리는 장소이다.
2. 매향 2리 어촌계 포구
위치 :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주차 : 무료 주차
- 차박 및 취사 가능한 노지 캠핑장
- 화장실도 있고, 이동식 매점도 있음
- 바다 위를 걷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역사관에서 다소 무거워진 마음을 풀기 위해
이제 어촌계 포구로 이동해보도록 하자.
끝없이 펼쳐진 서해바다와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매향리 평화 역사관에서부터 약 10분 정도만
이동하면 매향 2리 어촌계 포구에 닿게 된다.
차박 및 취사가 가능한 곳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웬만하면 주차 자리
하나 정도는 있으니 맘 편히 오시면 되며
주차를 한 후 저기 멀리 보이는 방파제
쪽으로 걸어가시면 된다.
방파제 안쪽은 어업과 관련된 차량들만
통과할 수 있으므로 우리들은 그냥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되는데
어촌 포구답게 걸어가면서 다양한 고깃배와
어업 시설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하다.
특히 이곳의 매력은 여기서부터 시작인데
저기 보이는 방파제의 끝 바다가 닿는 곳까지
한참이나 걸어 들어갈 수 있으며
해안선을 지나 바다 쪽으로 수백 m를
걸어 들어오는 것이기에 끝에 다다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여러분들께 최대한 이 느낌을 전달드리고자
핸드폰을 바닥에 놓고 찍고 별걸 다 해봤지만
역시 직접 가서 보시는 것이 최고이며
바다가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이 스릴과 멋진 경치를 직접 느껴보시길 바란다.
동해 바다 대신 떠난 매향리 드라이브 코스는
동해를 못 갔다는 아쉬움보다는 놀라움이
가득했던 곳이며, 다니는 모든 길들이
아름다운 그런 장소였으니 서울 근교에서
바다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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