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 친구들에게 포켓몬 카드 열풍이 불고 있다면 1990년 대에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우표를 모으는 것이 최고의 재미였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기억 속 저편으로 사라져 가던 이 아련한 기억이 최근 천안으로 출장 갔다가 얼떨결에 들리게 된 '우정 박물관'에서 다시 살아나게 되어 이 따뜻한 기분을 여러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1. 천안 우정박물관 위치 및 주차
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양지말 1길 11-14
주차 : 교육원 내 무료 주차 가능
(입구에서 '박물관 왔어요~' 하면 됨)
총평 ★★★★★
- 박물관 마니아들이라면 꼭 가봐야 할 박물관
- 1884년부터의 모든 우체국 역사를 볼 수 있음
- 놀라울 정도로 깔끔한 교육원 내부
- 30~40대 분들은 꼭 와보시면 좋을 박물관
우편행정이라는 말을 줄여서 '우정'이라 부르며
우정박물관은 1884년 우정총국의 설치로 시작된
우리나라 우정의 발자취와 사료를 체계적으로
전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으로
1985년 05월에 개관했으나 2004년 2월에
현재의 천안 우정공무원 교육원 내로
옮겨진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블로그 리뷰도 거의 없고 사람들이
잘 몰라서인지 평일이긴 했지만 아무도 없이
나 혼자만 박물관을 대관한 듯 관람할 수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오셨다가는 입구에서
당황하실 수가 있는데 이곳이 교육원이다 보니
입구를 지키는 경비아저씨들이 따로 계시며
박물관 보러 왔다고 얘기를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게이트를 열어주시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안으로 쑤욱 들어오시면 된다.
위 지도상의 화살표를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시면 우정박물관이 있으며 정문 쪽보다
옆문 쪽 주차장을 활용하시는 것이 좋다.
2. 우정박물관 - 우정 역사관
박물관은 1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먼저
우정 역사관부터 둘러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우리나라 우편 발달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관인만큼 당연하게도 솟대, 파발, 봉수 등
근대 이전의 통신수단부터 현재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EMS에 이르기까지 통신의
발달 과정으로 전시를 시작하며
여느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듯이 1884년
우정총국의 설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우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소식을 제때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정총국을 개설하라는 고종의 칙명과
고종의 칙명이 있기까지의 일등공신인 홍영식
우정총국 초대 총판의 이야기는 국사책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들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저만 안 배운 거 아니죠 여러분??? ㅋㅋ)
역사관답게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와
대한제국시대의 우편엽서도 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집배원
복장 및 가방의 변천도 볼 수 있는데
나는 가장 오른쪽 3개의 복장만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듯하다.
특히 신기했던 건 우체통의 변천 과정인데
나도 나이가 벌써 마흔에 가까워졌음에도
가장 오른쪽 2개만 익숙하고 나머지는 모두
처음 보는 우체통이어서 신기했다.
역시 우체국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연도별로 발행된 우표일 텐데
내가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모아봤던 우표들을
다시 만나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3. 우정박물관 - 우정 문화관
역사관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문화관은 조금
더 우리에게 친숙한 주제들로 만들어진 관으로
우체국에서 지금까지 사용되어 왔던 다양한
물품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세계 각국의 우체국 집배원들의 복장과
아기자기한 우체통들도 볼 수 있는데 특히
집배원 복장이 서로 다른 나라들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닮아있어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 외에도 한 번쯤은 소유했거나 구경은 해봤을
우체국 통장 및 1900년대에 실제 우체국에서
사용되었던 다양한 소품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볼거리들로 가득하며
도산 안창호 선생이 딸과 부인에게 쓴 손편지와
명성황후의 한글 편지도 볼 수 있는데
100년이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
편지를 써 내려갔을 당사자들의 모습과 감정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문화관의 마지막 즈음에는 직접 손편지를
누군가에게 써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으나, 코로나 때문인지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는 않는 듯했으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도구를 사용하여 물고기에
색칠을 하고, 색칠한 자기만의 물고기를
스크린에 전송하여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스케치팡팡을 마지막으로 우정 문화관 관람은
마무리된다.
4. 우정박물관 - 건물, 연수원 등산로
사실 우정 박물관 자체도 충분히 즐거웠지만
가장 놀라웠던 건 우정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우정공무원 교육원 건물의 웅장함이었는데
교육원이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미 교육원의 천장이 범상치 않음을
느끼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시원하게 탁 트인 천장의 돔은 약간 오버해서
마치 판테온 신전의 둥근 천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만들어져 있다.
그 외에 다른 공간들도 널찍하면서도 호텔처럼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어서 그저 내부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니 꼭 직접 느껴보시기 바라며
나는 비록 시간이 별로 없어 등산까진 못했으나
연수원 뒤로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도 마련되어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등산까지
즐기고 오시면 최고의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정박물관은 이렇게 잘 만들어진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관심을 덜 받아서인지
아직도 네이버 블로그 리뷰가 100개가량일
정도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입니다.
더 유명해지기 전에 얼른 이곳 우정박물관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 힐링의 시간을 한 번
가져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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