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아무래도 추운 날씨 때문에 어딘가 야외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지난주 다녀온 강화도의 온수리 성공회와 전등사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걷기 좋으며, 코스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도 가능한 곳인 만큼 추운 날씨로 움츠러들어있는 분들을 위해 소개드려볼까 한다.
<강화도 당일치기 드라이브 추천 코스>
1. 온수리 성당
2. 전등사
3. 조양방직
4. 강화역사박물관
5. 강화평화전망대
(3~5는 아들에게 핸드폰을 뺏겨
사진이 없으니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ㅠ)
1. 강화도 온수리성공회
◎ 위치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길38번길 14
◎ 주차 : 성당 앞 무료 주차 가능 (공간 협소)
◎ 운영시간 : 매일 09시~18시 (월요일 휴무)
사실 강화도를 몇 번이고 가봤음에도 불구하고
온수리성공회는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된 곳인데
종교를 불문하고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으로
온수리 교회의 바로 앞에 있는 자그마한 한옥
건물이 우리가 방문할 바로 그곳이다.
강화 온수리 마을의 골목을 지나 얕은 언덕을 올라서면 한옥으로 지어진 이색적인 성당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이 바로 올해로 지은 지 112년이 된 강화 온수리 성당이다.
시대를 초월한 것 같은 한옥 성당 옆으로는 탁 트인 넓은 잔디가 깔려있고, 그 위로는 여러 블로그에서 인증샷으로 많이 봤던 예쁜 하트 모양의 잔디가 내년 봄을 준비하며 우릴 반기는데 겨울의 갈색 하트도 나름 운치가 있다.
이곳 온수리 성당은 강화도에 지어진 대한 성공회의 두 번째 성당으로 강화읍의 강화성당(1900, 사적 424호)과 달리 선교본부의 지원이나 선교사들의 주도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신도들 스스로가 땅을 헌납하고, 자금을 마련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지은 성당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성당이며, 아담하고 단아한 한옥의 양식이 잘 보존된 교회 건축양식으로 역사적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7월 14일 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15호로 지정받았고, 2003년 11월 18일에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52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곳을 추천드리는 이유 중 하나가 성당 외부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기 때문인데 바실리카 양식으로 되어있는 성당 내부는 로마시대 법정 궁정 등에서 사용되었던 평면 직사각형의 기본형을 바탕으로 건축되었으며, 12 사도들을 상징하는 12개 기둥으로 제단과 회중석이 구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소 아담한 성당의 크기 때문인지 보통의 성당에서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설치된 채광 목적의 유리창 같은 전형적인 바실리카 양식은 생략되어 있으며, 전체 면적의 1/6만 차지하는 제단의 크기를 통해 이곳 성당이 민초가 세운 회중 중심의 성당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아마 저도 그랬고 많은 분들이 이곳에 처음 도착하면 '여기 들어가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실내에는 위 사진처럼 제의와 대례복 등을 전시해두고 있으며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사진들까지도 마치 박물관처럼 둘러보는 것이 가능하니 걱정 말고 실내로 들어오셔서 구경하시면 된다.
바로 옆 새 성당의 경우 2004년에 건립된 건물로 온수리 성당(성안드레성당)에서 생략된 바실리카 양식을 최대한 접목시켜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100년 전의 성당과 서로 비교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다만, 우리 같은 경우는 일요일에 방문하여 새 성당을 둘러볼 수 있었으나 평일에는 문이 닫혀있다고 하니 이곳에 놀러 오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2. 강화 전등사
◎ 위치 : 인천 강화군 전등사로 37-41
◎ 주차
- 동문 또는 남문 쪽 주차 가능
- 대형 4,000원 / 소형 2,000원 (g80 기준 2,000원)
◎ 입장료
- 어른 4,000원/청소년 3,000원/어린이 1,5000원
◎ 운영시간
- 하절기 : 오전 8시 ~ 오후 6시 30분
- 동절기 : 오전 8시 30분 ~ 오후 6시
1) 전등사 주차 및 입장료 정보
전등사는 사실 강화도에 여러 번 왔음에도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된 곳으로 '강화도 가볼 만한 곳'을 찾아보면 꼭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고 바로 위에서 소개드린 온수리 성당에서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방문한 곳이다.
주차장의 경우 검색을 해보면 여러 주차장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관광객들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은 동문 주차장과 남문 주차장이며, 관람료와는 별도로 지불하고 들어오셔야 한다.
7세 미만 아이의 경우 무료이기는 하나
입구부터 전등사까지는 경사가 상당히 심하니
안 데려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전등사 둘러보기
그렇게 엄청난 경사의 언덕을 약 200m가량 걸어 올라가면 전등사의 남문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강화 삼랑성의 남문 방면이다. 일명 정족산성이라고도 불리는 강화 삼랑성은 성을 쌓은 연대는 확실히 않으나 단군이 세 아들에게 성을 쌓게 하고 이름을 삼랑성이라 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남아 있다고 하며, 이곳은 조선 고종 3년에 프랑스 군대가 침공한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동문과 남문으로 공격해 오던 160여 명의 프랑스군을 무찌른 곳으로 유명하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삼랑성 문을 들어서면
또다시 약 400m가량의 흙길을 올라야 하는데
울창한 나무 아래로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그림 같은 자태를 뽐내고 있는 대조루에 닿게 되며
아래로 지나 진입하면 딱 보는 순간 대웅전임을
알 수 있는 전등사의 대웅전이 눈앞에 등장한다.
대웅보전은 절의 중심 건물로, 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 약사여래불을 모신 곳이며, 대웅은 법화경에서 위대한 영웅을 뜻하는 말로, 석가모니불을 가리킨다고 한다. 이곳 강화 전등사의 대웅보전은 조선 광해군 13년에 다시 지은 것으로 지붕 처마 무게를 받치는 구조인 공포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짜여 있는 다포양식 건물로 만들어져 있다.
대웅전까지 올라 거친 숨을 고르고 나서 주변을
돌아보니 그제야 자연과 하나 된 전등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서해바다의 조수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지어진 '대조루(對潮樓)'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리는 것 하나 없이 시원하게 탁 트인 경치가
모든 피로를 말끔히 사라지게 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등사 주변으로 마치 수목원처럼
짧은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으니 경내에만 머무르지
마시고 전등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이곳이 주는
평온함을 온전히 느껴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3) 전등사 하드모드(HARD MODE) 즐기기
사실 이곳을 4살짜리 아들과 함께 왔기 때문에
춥기도 하고 경사도 심한 정족산성(삼랑성) 둘레길을
오르는 것은 사실상 포기하고 있었는데
와이프의 배려 덕분에 아주 짧은 구간이나마 즐길 수
있어서 여러분들께 소개드려볼까 한다.
삼랑성 둘레길로 진입하는 길은 여러 군데가 있는
것 같으나 우선 남문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등사에서 남문 밖으로 나가기 직전 왼편에
딱 봐도 살벌한 경사와 계단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여러분의 다리를 비명 지르게 할 둘레길의 시작이다.
과연 강화산성과 더불어 고려-조선시대에 수도
개경과 한양의 외곽을 방어하는 매우 중요한 장소였던
만큼 오르는 것이 녹록지 않은 곳이나
꾹 참고 내 다리와 타협하며 1차 능선에 오르면
얼마 오르지 않은 것 치고는 꽤나 괜찮은
동네 뷰(?)를 보여준다.
사실 나는 사전 정보가 부족한 채로 왔기에
여기까지만 오르면 끝인 줄 알았는데......
저 멀리 무언가 아른거려서 자세히 봤더니..
5초에 한 발자국씩 겨우 떼고 있는 부부(?)로
추정되는 사람들이었다!!
알고 보니 내가 오른 1차 능선 따위는 전체 거리
5km에 이르는 '강화 정족산 삼랑성 성곽 둘레길'의
시작일 뿐인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5km 전부 돌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와이프와 아이를 그냥 두고 혼자 놀 수 없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지만
혹시 이 포스팅을 보고 이곳에 가실 분들 중
걷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시원한 경치를
보며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이곳 삼랑성 둘레길까지
꼭 경험해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강화도 하면 막연하게 경치 좋은 카페나 바다를
생각했던 나에게 이번 강화도 여행은 강화도에
대한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올해 역시 12월 31일에 새해맞이 타종식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겨울이라고 방에만 있지 말고
강화도로 얼른 떠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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