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릉여행 프롤로그
결혼을 하고 내가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놀러 간 곳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힘겹게
케어하면서 다니는 것을 보며
"애들이랑 집에 있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라는 건방진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애를 낳아서 21개월 정도 키워보니
물론 아이에게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하게
해주려는 목적도 있지만
내가 살기 위해 나가고 있다.
그렇게 살기 위해 지난주 토요일도
대체 어딜 놀러가야하나 생각을 하던 중
아들이 차 타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에
장거리 코스를 생각하다가 결국 예상치도 못하게
강릉을 당일치고 다녀오게 되었다.
후유증으로 다음 날까지 뻗어버렸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고 알찼던 여행 코스였기에
여러분들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여행지 : 강릉 당일치기
일차 | 여행 코스 | |
당일 | 경포 아쿠아리움 - 사천항 주문진물회 - 박이추커피공장 - 지경 해수욕장 |
메인은 경포 아쿠아리움이었으며,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움직였다.
<강릉 당일치기 여행 코스>
① 경포 아쿠아리움
② 사천항 주문진물회
③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
④ 지경 해수욕장
2. 출발 ~ 강릉 도착
이미 강원도를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주말에 강원도 쪽으로 놀러 가려면
최대 7시 정도엔 출발을 해야 서울/경기권을
큰 교통체증 없이 빠져나갈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린 전날 저녁 아이 짐을 챙기지 못해
오전에 부랴부랴 챙기다가 8시 조금 넘어서
출발을 했는데 그땐 이미 늦어버린 상황..
7시에 눈 뜨자마자 내비 검색을 했을 때는
2시간 30분 ~ 2시간 40분 소요로 나왔으나
출발하는 8시 검색 기준으로는
3시 30분..... ㅠㅠ
잠시 다른 가까운 곳으로 갈까를 고민했으나
그래도 이왕 마음먹은 거 가는 걸로 최종 결정!!
하지만 이런 즐거움도 30분 정도이고
차가 달리지 못하고 천천히 가니 결국 기절했다.
사실 이 시간에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나
양평을 지나 국도로 가나 별반 차이가 없다.
차가 아무리 막혀도 고속도로 좋아하는 분들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길은 선택하면 될듯하다.
국도의 좋은 점이라면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즐기면서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잠든 아들이 깨어나서
슬슬 차 타는 것을 지겨워할 때쯤 등장한
평창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타임을 가졌는데
소나무 그늘도 있고 해서 아이들이 놀기도 좋았다.
특히 이곳 바닥에 솔방울들이 많았는데
아들이 태어나 처음 보는 솔방울이 신기했는지
주워서 이리저리 보고, 집어던지고
20~30분 가량을 쉬면서 잘 놀았던 것 같다.
강릉 도착~복귀
1. 경포 아쿠아리움
운영시간 : 매일 10:00~18:00
(폐장 30분 전 입장마감)
입장료 : 성인 18,000원 / 청소년 16,000원 / 어린이 14,000원
(네이버 예약시 할인 가능)
주소 : 강원 강릉시 난설헌로 131
주차 : 주차장 넓음(차광막은 박터짐)
혹시 가는 동안 시간이 더 늘어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3시간 30분만에 드디어 도착한
경포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을 검색하고 가다 보면
"아니 이런 곳에 아쿠아리움이 있다고??"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그곳에 실제로 있다.
여기서 잠깐 주차팁을 드리자면
처음 진입을 하면 바로 주차장이 보이기는 하는데
오른쪽에 아래 사진과 같이 차광막이 있는
주차장이 있다.
사진을 유심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깥 주차장 보다 주차칸 자체도 매우 커서
유모차 등 짐을 내리고 싣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관람시간 동안 차가 익는 것을 막아줘서
꼭 여기에 주차하실 것을 권한다.
기본적으로 차량 순환이 꽤 빠른 편이라서
잠깐 기다리면 금방 자리가 난다.
입구 바로 앞 명당 자리에 주차를 하고
아들이 다시 잠이 들어서 잠시 정신을 차리는 동안
주변 구경을 해봤는데 볼거리들이 꽤 있었다.
아쿠아리움 바로 앞에는 KIST 과학체험관과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가 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로 '임시생활주거시설'로
사용 중이어서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2021년 6월 19일 기준)
아쉬움이 남아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다음 달부터 슬슬 운영을 재개한다고 한다... ㅠㅠ
5세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맞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7월 이후에 놀러가실 분들은 아이들의 기호에 맞게
이 센터들을 활용하면 될 것 같다.
1박 이상의 일정이라면 이곳에서만
반나절 정도 보내도 괜찮을 것 같은 곳이다.
이렇게 둘러보는 사이 아들이 기상하여
본격적으로 아쿠아리움 투어를 시작했다.
처음 검색했을 때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15%의 할인을 해주고 있었다.
거기에 아들은 아직 36개월 한참 모자라서 무료!
결국 예상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담수어류가 담긴 수조를
보았는데 처음 느낀 느낌은 깔끔함이었다.
21개월 아이에게 아직 커다란 고기들은
호기심 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인 것 같다.
경포 아쿠아리움에는 몇 개의 인기 포인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한국수달!!
경포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이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시중이라고 한다.
개구쟁이라고 하던데 정말 너무 돌아다녀서
초점이 맞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
아들도 거대 물고기를 볼 때와는 다르게
수달에게는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세계의 대형어류, 사라져가는 무태장어, 해파리,
열대바다의 화려한 쥐치들과 같이 다양한
어류들을 즐길 수 있어서 재미적 요소는 물론
학습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우리 아들은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1층 끝에는 거북이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 코너가 있으며, 역시 인기 좋은 코너이다.
이제 내 개인적(아들 말고?)으로는 더 재밌었던
2층으로 올라가보도록 하자.
일단 2층은 1층 보다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며
너무 귀여운 물범이 있다.
현재 암수 2쌍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역시 수달처럼 너무 활발하게 잘 돌아다녀서
제대로 초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나와 아들을 쳐다보던
물범이 있어서 얼른 찍어봤다.
물범을 지나면 모든 아쿠아리움들의
포토 명당이라고 할 수 있는 해저터널이 나온다.
이 구간에서 상어와 가오리를 비롯한
여러 대형 어류들을 만나볼 수 있으나
구간이 아주 긴 것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열대상어와 가오리 그리고 세계의 산호를
구경하며 지나가다 보면 드디어!!!
하이라이트 홈볼트 펭귄이 등장한다.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홈볼트펭귄들은
호기심이 매우 많아 수조 안에서 오히려 우리를
역으로 관람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우리가 지나갈 때 마침 먹이를 주는 시간이어서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으며,
일부 장면은 영상으로 담아왔다.
중간중간 딴청을 피우던 아들도
홈볼트펭귄에게는 엄청난 관심을 보일 만큼
귀엽고 활동적인 펭귄들이었다.
펭귄 감상을 마지막으로 2층 관람은 끝나며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오면
연꽃과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경포 아쿠아리움 구경을 마쳤으며
관람을 하는 동안 느꼈던 점을 정리하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 써서 잘 만들어놨고,
가성비가 꽤나 좋은 곳이다.
2. 사천항 주문진물회
운영시간 : 평일 09:00 ~ 21:00
주말 08:00 ~ 20:00
토요일 09:00 ~ 22:00
주의사항 : 물회, 회덮밥의 종류/가격 변동
주소 :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항구길 49
주차 : 조금 뒤에 무료 주차장 있음
신나게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여 맛집을 찾던 중
더운 날씨에 물회에 꽂혀 검색을 해본 결과
가까운 곳에 방송에도 나온 물회집이 있었다.
주변 경치와 바다를 즐기며 달리다 보면
금방 도착을 하게 되며, 주차의 경우
아래 사진처럼 1~2대 정도를 댈 공간이 있지만
나오는 손님과 타이밍이 딱 맞지 않으면
주차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리 없다고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살짝 고개를 돌려 물회집 왼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무료주차장이 등장하니 이곳에 주차하면 된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 들어온
내부는 아주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항상 고민인 것이
바로 아이와 부모 모두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곳인데
이곳 주문진물회의 경우 아이용 식탁이
잘 구비되어 있고, 특히 아이 점심을 따로
준비해왔는데도 흔쾌히 먹으라고 해주셨다.
오늘의 물회는 오징어와 가자미였으며,
역시 초반에 공지한대로 그날의 바다 상황에 따라
회종류와 가격은 조금 변동이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물회와 미역국이 세트로 나오고
정갈한 밑반찬이 같이 나오는데
나는 물회에 심취해서 거의 물회만 먹었다...
막 너무 맛있어서 기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맛이다.
3.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
운영시간 : 평일 09:00 ~ 21:00
주말 08:00 ~ 21:00
공휴일 08:00 ~ 22:00
주소 : 강원 강릉시 사천면 해안로 1107
주차 : 넓은 주차장 있음
물회까지 야무지게 먹고 나니
"이제 다 이루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집을 향해 출발하려는데 고속도로를
향해 가는 길목에 보헤미안 박이추커피가 보인다.
원래 스타벅스 매니아이긴 하지만 강릉에서는
이상하게 스타벅스가 전혀 끌리지 않는
신기하고 이상한 경험을 항상 하게 되는데
역시 이번에도 홀린듯 유턴을 하여
박이추커피의 카페라떼를 맛 보았다.
역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커피 맛이
언제나 일품이다.
주말의 경우 손님이 워낙 많기에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경우 주문과 함께
1층 카운터에서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테이크아웃을 했지만
3층의 경우 바다까지 보이는 멋진 경치를 자랑하니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이곳에서도 시간을
충분히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
4. 지경 해수욕장
주소 : 강원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 24-8
주차 : 캠핑장 주차장 사용 가능
맛있는 커피까지 먹고 이제 정말 떠나려는데
와이프의 한마디....
"강릉까지 왔는데 바다 안 봐도 돼?"
이 말에 귀가 팔랑거린 나는 바로 핸들을 꺾어
길도 모르면서 그냥 바닷가 쪽으로 나왔는데
바로 등장한 곳이 지경 해수욕장이었다.
강릉의 최고 장점은 어느 곳에서든
다양한 느낌의 해변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주차는 그냥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해수욕장 입구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으며
주차 후 길 하나 딱 건너면 바로 해수욕장이다.
길을 건너 이 입구를 보는 순간
이미 설레임에 심장이 두근거렸고
들어선 후 내 눈에 들어온 해수욕장의 모습은
마치 천국 같았다.
가족 또는 연인들이 저마다 준비해온
텐트 또는 돗자리에 앉아서 바다를 보며
쉬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나도 다음에 아들이 조금 더 자라면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해수욕장이었다.
강릉 여행을 마치며
내가 올린 강릉 여행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여행을 떠날 때
아침 출발부터 돌아오는 날 마지막 일정까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시간표와 동선을 짜야만
직성이 풀리는 어찌보면 피곤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거의 처음으로
가고 싶은 곳 한 곳만 딱 정해놓고 나머지는
시간과 장소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움직였는데
이 또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물론 당일치기라 가능했던 것일 수도....
내가 느낀 강릉에서의 사소한 재미들을
여러분들도 느끼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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