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름철의 왕 죽부인
죽부인은 가느다랗게 쪼갠 대나무를 직접 손으로 엮어서 만든 원통형 침구를 말하며, 담양의 특산품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대나무는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어 체온을 내리는 효과가 있는 데다 죽부인은 속이 텅텅 비어있기 때문에 통풍까지 잘 돼서 여름에 무언가를 꼭 안고 자야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렇게 매년 고민만 하다가 며칠 전 TV를 아무 생각 없이 돌려보다 생활의 달인에 죽부인 장인이 나와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는 순간 '이런 분이 만드는 거라면 무조건 사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 '김종근 죽부인'을 검색해봤더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장인님의 죽부인....
사실 근데 이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저분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 만드는지 아마 느끼셨을 것이고, 많은 공예사들이 대나무 공예는 비전이 없다고 그만두는 요즘 상황에서 전통을 지키며 40년 넘게 처음부터 끝까지 맨손으로 만드는 죽부인(하루에 5개 정도만 제작한다고 함....)이기에 저 정도 가격이 책정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내 몸뚱이에는 너무 과한 죽부인이라 생각이 되어 결국 2~3만 원 대의 죽부인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2. 중국산 죽부인의 실체...
위에서 설명한 의식의 흐름으로 인해 결국
인터넷에서 2~3만 원 대의 죽부인을 검색하던 중
그나마 후기도 나쁘지 않고 커버도 있어서
선택한 죽부인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은 죽부인을 추천한다기보다
혹시 구매하실 분들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듯하다.
먼저 택배 도착 후 포장을 열었을 때까지는
죽부인을 보호하기 위한 쿠션도 들어있고
상당히 마음에 들었으나 문제는 본품이었는데
포장을 빼서 보는 순간 바로 든 생각은
'담양 죽부인이 비싼 이유가 있구나....'
였다.
내가 TV에서 본 죽부인은 분명 위 사진처럼
노란색에 가까운 황색의 모습이었는데
내가 구매한 죽부인은 거의 녹색에 가까운
상태였으며, 이는 칼로 죽대의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사실상 대충 했다는 의미이다.
이 과정을 기계로 하면 대나무가 상할 수 있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마 번거로워 대충 작업한 것으로 보이며
사실 이 부분은 그냥 미관상 조금 보기 안 좋을 뿐
사용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색상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모양은 괜찮을 거라
생각을 하고 똑바로 놓고 위에서 찍어본 죽부인은
역시나 왼쪽의 라인과 오른쪽의 라인이
높이가 서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당연하게도 모든 부분에서 보이는 육각형 모양
역시 저마다 다른 크기와 모양을 이루고 있다.
이 부분 역시 김종근 장인의 죽부인과 비교를
해보면 굳이 제가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엄청난
만듦새의 차이를 느낄 수 있으실 듯하다.
사실 죽부인을 구매하면서 원산지는 크게
신경을 안 쓰기도 했지만 이쯤 되니
'아... 이거 국내산 아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원산지 표시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MADE IN CHINA...
그렇다! 중국산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는 이제 모든 것에 의심이 가기 시작해
이리저리 상세히 둘러보니 곳곳의 마감 상태가
깔끔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사람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물건이다
보니 중간중간 튀어나오거나 약간 거친 부분들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으나
마지막 사진의 대나무 부러진 부분의 가시들은
제작부터 QC까지 그냥 대충 해서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거라 생각할 수박에 없다.
판매 사이트를 찾아보니 커버만 국산이던데
아마 이 중국산 죽부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에서 찾아낸 차선책이 아닌가 싶으며
실제 자는 것처럼 누워서 테스트를 해보니
커버 덕분에 그런대로 쓸만하기는 했지만
나처럼 거칠게 자는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들어서
많은 분들께 추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어째 작성을 하다 보니 김종근 장인 죽부인을
광고하는 것 같은 글이 돼버렸는데
혹시 올 여름 너무 더워 죽부인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왕이면 국산을 사실 것을
추천드리며 슬픈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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