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위로 올라오는 벚꽃을 맞이하러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많은 분들이 벚꽃 여행을 떠나실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첫째 주에 벚꽃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춘천의 경우 춘천댐 벚꽃길, 춘천 공지천 벚꽃길, 소양강댐 벚꽃길, 부귀리 벚꽃길 등 이미 유명한 명소들을 알고 계실 테니 마음으로도 봄을 즐길 수 있는 김유정 문학촌을 여러분들께 소개드려볼까 한다.
1. 춘천 김유정문학촌 위치 및 주차
위치 : 강원 춘천시 신동명 김유정로 1430-14
운영시간
- 3월~10월 : 09시 30분 ~ 18시
- 11월~2월 : 09시 30분 ~ 17시
입장요금 : 개인 2,000원(초등학생 이상)
주차 : 김유정 생가 옆, 낭만누리 옆 무료 주차
총평 ★★★★★
- 전체적으로 너무 따뜻한 마을의 분위기
-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을 마을 곳곳에서 확인 가능
- 당시 모습 그대로를 둘러볼 수 있는 김유정 생가
- 그 외 전시관, 이야기집 등 다양한 볼거리
- 잠시 작품을 떠올리며 걷기 좋은 산책로
김유정문학촌은 소설가 김유정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생가를 복원하고 전시관을 함께 지어
2002년 8월 6일에 설립한 문학관으로
1933년 <산골 나그네>로 문단에 데뷔하여
<봄·봄>, <동백꽃>, <만무방> 등 한국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발표한 '한국의 영원한
청년작가' 김유정을 기리는 장소이다.
주차장은 김유정 생가 바로 옆의 기다란 주차장과
인포메이션 센터의 역할을 하는 '낭만누리' 바로
옆에 꽤나 여유로운 주차 면수가 마련되어 있으니
주차 걱정은 하지 않고 오셔도 된다.
2. 김유정 문학촌(생가 & 전시관)
김유정의 생가와 전시관으로 이루어진 김유정
문학촌은 초등학생 이상 기준 1인당 2,000원으로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는 '김유정 이야기집'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로
매표를 한 후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바로 시야에 김유정 작가의 생가가 들어온다.
김유정 생가는 1908년 2월 12일 김유정 선생이
태어난 생가로 조카 김영수 씨와 금병의숙 제자들에
의해 고증되어 복원된 것이라고 하며
안방과 대청마루, 사랑방, 봉당, 부엌, 곳간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ㅁ자 형태를 띠고 있는데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내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작가의 따뜻한 작품들 때문인지 이곳을 둘러보는
내내 고향집에 놀러 온 포근한 마음이 든다.
또한 김유정 생가만 복원해 둔 것이 아니라 그의
흔적이 혹여라도 쓸쓸해질까 디딜방아간, 휴게정,
연못 등을 함께 설치해 두어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이
그저 쓱 둘러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래
머무르며 작가 김유정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며
곳곳에서는 보는 순간 바로 '아! 이 장면이구나!'
하고 떠오를 법한 <봄·봄>, <동백꽃>의
명장면(?)들을 동상으로 만들어 두고 있어
보는 이들의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김유정 생가를 둘러보며 그의 작품을 회상하는데
문득 작품은 몇십 년이 지나도 이렇게 선명한데
정작 작가 김유정의 얼굴과 일생에 대해서는
흐릿하다는 생각이 들 때즈음 생가 바로 옆
김유정 기념 전시관이 눈에 들어온다.
김유정문학촌 내에 자리하고 있는 이 기념관은
김유정(1908~1937)의 문학적 업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 유품, 책자 등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으로
김유정의 전체 작품을 볼 수 있는 작품 연보와
처녀작 <산골나그네>도 읽어볼 수 있으며
한 폭의 산수화처럼 보이기도 하는 신대엽 작품의
유정고도에서는 작가 김유정의 외롭고 고단했던
삶의 여정을 총 8개의 챕터로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바로 옆 '김유정의 사람들'이라는 작품에서는
김유정의 삶의 궤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회화 작품으로
유정고도에서 등장한 안회남, 이상, 박태원, 정지용,
김기림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그와 함께 김유정의
소설에 등장하거나 당시 시대상과 연관되어 있는
소품들도 그림 속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어있으니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 외에도 작품 배경지도,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들과
작품, 김유정 추모 활동 기록, 유품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꼭 들려보실 것을
추천드리는 전시관이다.
3. 김유정 이야기집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김유정 문학촌 입장권으로
생가와 함께 건너편의 김유정이야기집까지
함께 관람하실 수가 있는데
최초 매표소에서 발권받은 입장권은 이때까지
꼭 소지를 하고 계셔야 입장이 가능하다.
김유정 이야기집은 김유정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이
마련되어 있는 공간으로
전시관에서 상세하게 보았던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다시 한번 복기할 수 있으며
전시관에서는 그저 목록으로만 나열되어
있던 김유정 작가의 연도별 작품들을 작품의 의미와
함께 모두 소개해두고 있어 김유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슴이 아려왔던 공간은 위 사진의 김유정
작가의 방을 재연한 공간이었는데
우리에게 이렇게 따뜻한 문학 작품을 남겨준
작가의 그때 당시의 삶은 매우 고달팠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그 짧은 일생 동안 얼마나
예술혼을 불태웠으면 이런 작품들이 나왔을까라는
생각에 절로 존경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겸허
김유정은 쉬지 않고 글을 썼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이 필요했고
치료약을 사려면 돈이 필요했던 그는
원고료를 벌기 위해서라도 쉼 없이
소설을 써야 했다.
그러나 소설 쓰기는 김유정의 몸을 더욱
망가뜨렸다. 그는 살고 싶었다.
동반 자살을 제의했던 이상에게 앙상한
가슴을 풀어헤치며
"명일의 희망이 이글이글 끓습니다"라던
그는 '겸허'라는 두 글자를 머리맡에 붙이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했다.
4. 김유정 문학촌이 자리한 실레마을
김유정 문학촌은 실레마을에 자리하고 있으며
김유정 수필인 <오월의 산골짜기>에서는
이곳 실레마을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이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는데, 직접 와서 보니 김유정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담아냈는지 바로
느껴질 정도로 마을이 주는 느낌이 아주 좋은 곳이다.
특히 김유정의 고향인 이 실레마을 전체가 작가의
무대로서 지금도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레이야기길'은 멀리서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은
코스이니 여러분들도 이 따뜻한 봄날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김유정 작가와 함께 실레마을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유정 작가는 1936년 폐결핵과 치질이 악화되는
등 최악의 환경 속에서 작품활동을 벌이다
생의 마지막 해인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흥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 죽는 날까지 펜을 놓지 못한다.
오랜 벗이 안회남에게 편지 쓰기(필승前. 3.18)를
끝으로 1937년 3월 28일 그 쓸쓸하고 짧았던
예술인의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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